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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벚꽃잎 / 한시종
    시가 있는 사랑방 2007. 4. 4. 13:46
    
    벚꽃잎 / 한시종
    
    해포 전, 
    벚꽃 망울 맺던 이른 봄 길에서
    과년한 딸 비명으로 잃어버린 뒤
    몇 번을 혼절하다 정신 놓아버린 
    삼순 어미 떡 진 머리에도 
    곱디고운 벚꽃 잎 내려앉았다. 
    땟국물 흐르는 입성으로 
    실실 웃고 쏘다니다 
    벚꽃 그림자 짙은 거리에 앉아
    죽은 딸애랑 오붓한 봄놀이를 한다.
    내 살아 저 꼴 보지 않으려면
    봄이 없어야지 
    벚꽃은 왜 피어서 지랄이냐며
    연신 담뱃불 붙여 물던 
    아비 굵은 주름에도 벚꽃 잎 달라붙고
    흐릿한 눈으로 고개 들어 바라보면 
    먼저 세상 버린 딸아이 얼굴 
    떨어지는 꽃잎 따라 
    하나 둘 나풀나풀.
    
    
    
    
    <글쓴이의 변> 
    이 글은 재작년 4월 12일 '벚꽃'이란 시제로 등단한 시인들만을 대상으로 
    시사랑문인협회에서 개최한 인터넷 백일장에서 미흡한 글이지만 
    심사위원들이 어여삐 보셨는지 대상을 받은 작품으로 조금 퇴고하여 다시 올렸습니다만 
    독자들로부터는 별 호응을 얻지 못한 글입니다. 
    원래는 4.19나 5.18과 연관지어 적으려 했으나 효순이 미선이 생각도 나고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여 나온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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