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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질관리 기준의 허와 실모르는세상얘기들 2009. 5. 7. 14:57
우리나라 수질관리 기준의 허와 실
서 동일 교수(충남대학교 환경공학과)
우리나라 하천과 호수의의 수질 관리 기준의 중심 항목은 각각 BOD (Biochemical Oxygen Demand) 와 COD (Chemical Oxygen Demand) 이다. 환경부는 2006년 12월 개정된 하천 및 호소수질기준을 발표한 바 있다 (water.nier.go.kr/weis/ 참조). 하천의 수질기준 항목은 BOD, SS, 대장균균수, 용존산소농도와 pH 등이며 과거 5단계로 구분하던 수질기준은 7단계로 세분되었다. 호소수의 경우 하천수질기준의 항목을 모두 포함하고 BOD 대신 COD 가 사용되며, 총인, 총질소 및 엽록소 농도 농도가 추가되었다.
BOD 는 산소를 호흡하는 미생물이 하천의 용존산소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오염물질, 특히 유기물을 섭취할 때 필요한 산소량을 의미한다. 한편 COD (Chemical Oxygen Demand) 는 BOD 와 유사한 특성을 지니고 있으나 BOD 실험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화제를 사용하여 유기물 분해에 필요한 산소량을 정량하는 화학적인 방법이다. 그러나 BOD 와 COD 농도는 모두 유기물 농도를 간접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지표일 뿐 실재로 존재하는 물질이 아니다. 수중의 유기물 농도는 총유기탄소 (Total Organic Carbon) 분석장치로 측정할 수 있으나 장비가 고가이며 유지관리가 상대적으로 어려우므로 아직은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고 있다. 수중의 유기물의 조성을 대표하는 화학식을 C6H12O6로 보았을 경우 이 물질이 이산화 탄소 (CO2)와 수분 (H2O)으로 완전분해 되는데 필요한 산소량 (O2)은 다음의 방정식으로 구할 수 있다.
C6H12O6 + 6O2 = 6CO2 + 6H2O (1)
바꾸어 말하면 유기물 분해에 필요한 산소량을 알 수 있는 경우 유기물 농도 (통상 탄소(C) 만을 대상으로 한다) 를 역산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식 (1) 에서 같은 경우 산소/탄소 농도의 무게비는 2.67 이 되며 이상적인 경우 수중의 BOD 1 mg/L 는 2.67 mg/L 의 유기탄소 농도를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생물에 의해 완전분해되기 까지 실험을 수행할 수가 없어서 통상 BOD 는 5일간만 측정을 하게 된다. 또한 이 반응은 미생물에 의한 것이므로 각종 생육조건에 필요한 요소와 독성 또는 방해물질의 존재 그리고 미생물이 분해할 수 있는 유기물인지 등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이상적인 수치와는 크게 차이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
강원대의 김범철 교수께서는 전국의 하천 주요지점의 BOD, COD 및 TOC 를 측정하고 BOD 와COD 값들이 각각 실측 TOC 농도의 6.4% 및 33.3%에 만을 나타낸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는 BOD 와 COD 값들을 이용하여 수중의 유기물 농도를 나타내는 경우 각각 93.7% 및 66.7% 의 오차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편 그림 1에 나타난 바와 같이 환경부의 자료를 인용한 보고에 의하면 대청, 소양, 충주 및 팔당댐의 BOD 농도는 점차로 개선되는 반면, COD 농도는 점차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대청호
2) 소양호
3) 충주호
4) 팔당호
그림 1. 우리나라 주요 댐의 BOD 및 COD 농도 변화 추이 (자료: 서동일, “4대강 살리기와 하천수질관리”, 한국수자원학회 심포지움, 서울과총회관, 2009)
BOD 및 COD 농도 모두 수중의 유기물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이나 두 가지 농도의 변화추이가 정 반대라는 것은 위 두 가지 모두 식 (1) 에 근거하여 적용된다는 것을 고려해 보았을 때 심각한 모순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기실 BOD 와 COD 를 수질 지표로 사용한 다는 것은 수중의 산소농도가 고갈될 것을 또는 산소를 이용하는 지표수의 생태계가 위협을 받는 것을 우려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리나라의 하수도 보급률이 매우 낮던 20여년 전에의 하천의 유기물 농도는 BOD 를 기준으로30 mg/L 를 상회하는 매우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BOD로 보아 10 mg/L 를 초과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며 우리 나라 대부분의 하천 또는 호소의 수질 문제는 용존산소에 의한 문제라기 보다는 과다한 영양염류의 존재에 의한 부영양화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오염총량관리제를 포함하여 우리나라의 대부분 지역의 수질관리는 거의 모두 BOD 농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지표가 우리나라 하천 및 호소의 수질현상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의 수질관리대책 또한 적절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매우 당황하게 할 수 있다. 이 지극히 간단하고 어려운 문제를 그저 뜨거운 감자로 인식하기에는 마음이 너무도 불편하다.
서 동일 충남대학교 토목 환경공학부 교수 (011‐423‐6998, 042‐821‐6679)
seodi@cnu.ac.kr,
http://www.cnu.ac.kr/~seo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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