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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파도소리에나만의 얼빵한일상 2007. 5. 12.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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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을 처음 만난건 시내 한 성당 성가대 였습니다
그 당시 총무이자 친구인 유베드로 형님의 소개로 들어오셔서
성가대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몇년간 청춘을 불사르며
본 성가대의 황금시기를 함께 지켜내며
우리모두 지금까지 인연이 계속되고 있지요
형님은 부산공대 고분자공학과를 다녔는데,
졸업 후 사하구의 모던석유회사(?)라 카는데를
얼마간 다니다 맞지 않으셨는지 직장을 집어치우고
그후 기타 하나로 생계를 연명하던 그 형님.
가톨릭센터 기타교실 개강이 매주 가톨릭주보에 실렸었고
부산진역 앞 한 건물에서 기타학원도 운영하셨지요
그러고 보니 내도 그동네 부지런히 놀러 댕겼네요....^^*
원래 학교에서는 기타를 하도 잘쳐서 '기타박'이라면
모르는 학생이 없을 정도였고 교내 음악 동아리
'썰물' 팀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셨답니다.
그러다가 사귀던 여학생과 가슴아픈 이별을 하게 되었고,
그 이별이 자신의 불편한 몸 때문인 것으로 생각하시고
(어렸을 때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가 표시안날 정도로
아주 조금 불편하십니다)
그 슬픔을 큰 마음으로 승화시키려 기타를 가지고
'밀려오는 파도소리에'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당시 어머님께서 국제시장 비단포목점을 하셨는데
내는 그기까지 뭐 땀새 따라 갔는지는 시방
잘 생각이 나지는 않지만 암튼 형님은 내가 봐도
나중에 아주아주 멋진 여성과 결혼을 하셨다...ㅎㅎ
그후 1978년도 제2회 대학가요제가 열리게 되고,
이미 졸업을 한 상태라 '썰물'팀에서 노래는 못하고,
출전곡으로 '밀려오는 파도소리에'를 제공하게 되었고,
자작곡일 경우 점수를 좀 더 후하게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썰물'의 리더싱어 'K'님이 만든 것으로 출전하여
우리가 익히 알다 싶이 대상을 받았습니다
클래식한 멜로디와 노래말이 당시에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후 '밀려오는파도소리에'는 아주 오랜시간동안
K님의 곡으로 알려졌고
(지금도 가끔 그런 기록들이 더러 남아있습니다),
저가 언젠가 그런 정보를 듣고 다그쳐도 한사코
본인 곡이 아니라고 그냥 웃기만 하셨는데....
이제는 형님의 곡으로 원위치되어,
노래방 등에서 이 노래가 불려지고 나면
매월 불려진 만큼의 저작권료도 지급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새록새록 잊혀지지않는 추억 중 한 장면들
77년도 일광해수욕장에서의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제1회 세실리아성가대의 하기연수회
그런 기타실력과 입담으로 그날 저녁 1시간만 하자던
모래사장에서의 레크레이션 솜씨는 밤을 꼬박새우고도
잠자리에 들줄 몰랐고....나 태어나 그때까지
그런 재미있는 자리는 경험하지 못했었다
곁들여 친구인 유베드로형님과 기타듀엣으로 들려주는
존덴버의 환상적인 화모니 Sunshine on My Shoulder하며
한번씩 엉뚱스럽게 휘날리는 하이톤의 목소리로
들려주는 익살스런 탐존슨의 딜라일라 번안곡이랑
또 한곡...내 생애 단 한번 만이라도 그대를~~♬....
산레모 입상곡으로 마시모 라니엘리의 노래를 번안하여
두곡 모두 조영남이 불렀지만 아직도 부르고 있으니
아~ 모든 추억들이 한 순간에 쏟아지면서
여태 귀가에 맴돌며 왱왱거린다
20대 후반쯤인가 세실리아를 떠나서는 기타학원 운영하셨지만
내 생각은 당시 그게 밥벌이가 되겠는가
평생 직업이 될수 있는가에는 아주 회의적 이었다
직장생활만이 정답으로 알고 있었던 나니께...ㅎㅎ
한때 박선생님의 옛벗중창단에서 활동도 하셨고
그런데 어는 때 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공연에 가면
무대 위가 아니라 항상 무대 밑에서 잡다한 음향기기와
함께 있었다....내가 묻는 말이 "노래는 안하고 뭐하는교?"였다
들은 얘기로는 80년대 중반부터 컴퓨터를 만지작거리면서
일본을 제집 드나들듯 들락달락하시더만
아르스노바인 컴퓨터 음악이라는 장르와 접속하면서
수많은 연극작품의 수록 음악을 작곡하셨고
일약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과 주목을 받기 시작했답니다.
몇년도 인지 생각이 가물하지만 어느날 TV를 켜니
MBC대학가요제에 대항하여 탄생한 KBS가요제에서
형님이 작곡한 노래가 금상을 수상한 것도 생각난다
그때 노래하던 사람 중에 얼굴이 익어 깜짝 놀랐는데
세실리아성가대 출신이면서 지금은 부산가톨릭대에서
성악을 가르치고 있는 이해원이 그 중 한명이었지....ㅎㅎ
그래 맞어! 다방면에 시대를 앞서가는 그 형님
그 시대에는 별종으로 분류되었던 그 형님이
지금은 동아대 음대 교수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계시지만
다름아닌 부친께서 5/7일 어버이날을 하루 앞두고
5/8일에 영면하셨고 수요일 새벽 6시 30분
동대신동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하셨답니다
내는 해필 요때 5/7~5/10까지
일본 북해도를 여행 중이었고 이미 출발할 때 공항에서
문자메세지를 받아 친구들 한테 연락이나 문상도 못하고
공항 도착 후 통화로 근근히 섭섭함을 달랬습니다만
아쉬움이 많습니다.
평소 아버님께서 대봉감 홍시를 좋아하신다고
해마다 멀~리 하동 대봉감을 구하여
홍시를 만들어 드리셨다는 효자이신 형님
형님이 그토록 사랑하셨던 아버님은
밀려오는 파도 소리”를 들으시면서
하느님의 나라로 떠났습니다.
아버님, 하느님 품에서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 썰물
지나간 자욱 위에 또 다시 밀려오며
가녀린 숨결로서 목놓아 울부짖는내 작은 소망처럼 머리를 헤쳐풀고
포말로 부서지며 자꾸만 밀려오나자꾸만 밀려가는 그 물결은
썰물 동여매는 가슴 속을 풀어뒹굴며 노래 해 뒹굴며 노래 해
부딪혀 노래 해 부딪혀 노래 해가슴 속으로 밀려와 비었던 가슴 속을
채우려 하네 채우려 하네
*밀려오는 그 파도 소리에
밤잠을 깨우고 돌아누웠나
못다한 꿈을 다시 피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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