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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담(德談)...100세 건강/히노하라 시게아키남들의 띰띰한일상 2012. 5. 31. 16:48
덕담(德談)이라는 말이 있다.
흔히 새해를 맞아 친지들에게 앞으로 모든 일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말이며,
이웃이나 상대방에게 잘 되기를 비는 말이다.
대표적인 덕담으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와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등이 있다.
이 때 ‘福’은 넓은 의미의 개념적인 표현이지만, '건강'은 보다 현실적이다.
건강이 없다면 그 어떤 복도 의미가 없다.
그래서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이 건강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여러 계층에 대한 각종 여론 조사에서도 언제나 제1차적인 희망이 '건강'으로
나타나는 것도 같은 맥락의 얘기일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건강은 그렇게 중요한 자산이다.
특히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건강 상태가 곧 일상의 핵심적인 조건이 된다.
건강 여하에 따라 노년 생활은 전혀 다른 것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강은 평생 관리해야 하는 모두의 큰 숙제이기도 하다.
히노하라 시게아키(日野原重明) 씨는, 2010년 현재 나이가 100세다.
심장 내과 전문의인 그는 지금도 현역으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강연 활동도 왕성하지만 지금까지 건강 관련의 책 250여 권을 쓴 분이기도 하다.
지금도 공항이나 역에서 6-8kg 의 짐을 직접 들고 걸어 다닌다.
그가 59세 때인 1970년 3월에, 요도호 납치 사건이 있었다.
일본의 적군파 9명이 승객, 승무원 129명을 공중 납치하여, 평양에 가려고 했던
사건으로 적군파는 승객들을 김포 공항에 내려 놓고 대신 일본의 고위 관료를
인질로 잡고 평양으로 갔다.
그 승객 중 한 명이 히노하라 씨였다.
출세와 치부 등 이기적이었던 그는 이 사건을 겪으면서'새롭게 주어진 삶을 산다.'는 인생관을 가지게 되었으며 봉사와 헌신의 삶을
영위하게 되었다고 한다.
생과 사의 기로를 체험한 것이 계기가 되어 전혀 다른 인생을 살게 된 것이다.
본래 병약했던 그였지만 요도호 사건을 겪고 인생관이 바뀌면서 오히려 건강한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의사이자, 장수하고 있는 노인으로서의 히노하라 씨의 건강 비결은,
대단히 복합적인 내용으로서 아마도 그것은 의사로서의 전문성, 인생관이 바뀔
정도의 체험, 그리고 자기의 생활 패턴에서 얻어진 지혜로운 결론일 것이다.
그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비결에 대해 세 가지 핵심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body(몸), mind(정신), 그리고 spirit(영혼)이 그것이다.
이 세가지 요소들이 함께 건강해야 진정한 건강이며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개의 경우 우리 모두는 '건강' 하면 몸의 건강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
몸만 튼튼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그러나 히노하라씨의 주장대로라면,
몸은 건강의 3분의 1일 뿐이다. 즉, 그건 완전한 건강이 아니라는 얘기다.
몸과 정신과 영혼(靈魂)이 함께 건강해야 전인적(全人的) 건강이 되는 것이며
바로 그런 건강이 건전하게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00세를 현역으로 살고 있는 의사의 체험적 얘기이니 결코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일 충분한 이유가 성립되기도 한다.
Body
인간에게 있어 몸은 정신과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가장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인간 조건'이 곧 몸이다.
그리고 건강한 몸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아픈 사람에게서는 '생산성'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 그 이유이다.
몸은 일차적으로 '섭생'으로 지탱된다.
섭생(攝生)은 양생(養生)이라고도 하는데, 말하자면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이
그런 것이다.
인간의 육체 - 몸은 음식을 먹지 못하면 죽는다.
따라서 무엇을, 어떻게 먹는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과 두세대 전, 우리는 가난했고 정말 보잘 것 없는 음식을 먹으면서 살았다.
보리 고개, 초근 목피, 절양 농가가 그 때는 보통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심장 질환, 고혈압, 당뇨와 같은 무서운
질병은 이름도 모르고 살았다.
잘 살게 된 것은 좋지만 서양식 음식, 기름진 음식은 오히려 우리의 몸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한국인들은 '기름기'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먹어서 병을 얻을 수 있는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비만과 다이어트는 이 문제가 위험 수위에 왔다는 신호다.
술잔을 돌리는 비위생, 같은 찌개 그릇에 여러 개의 숟가락이 들락거리는 무신경.
그런 것들이 나중에 '질병'이 되어 괴로운 일상이 되는 것이다.
술과 담배의 해독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그걸 끊지 못하는 것이 또 우리들이다.
몸의 생체 리듬을 파괴하는 근무 형태도 아킬레스건이다.
8시간 정상 근무가 아닌 8시간 3교대, 12시간과 24시간의 맞교대는 생체 리듬을
파괴하는 근무 형태다. 반드시 어떤 대가를 지불하게 되어 있다.
가장 적은 투자로 가장 큰 이득을 얻는 운동이 '걷기'이다.
평생 걷기 운동만 부지런히 해도 병원에 갈 일이 없다고 한다.
다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걷기 운동'이 다리로 하는 게 아니라,
의지(意志)로 하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배설' 때문에 고통을 당해 본 사람은 인체의 신진대사가 생명 유지에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과 저녁에 자는 시간은 가급적 일정한 것이 가장 좋다.
'일상의 습관'은 몸의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의사인 내 아들은 약을 주지 않는다.
죽을 병이 아니라면 인간의 몸은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약을 먹되 그것에 의지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자가 치료법'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침이나 뜸, 지압봉과 같은 치료 방법에 대해 이를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위급한 급성 질환을 제외한 거의 모든 병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
특히 노년기에는 더 그렇다.
그런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 끝까지 건강하게 살 수 있다.
Mind
정신은 사고(思考)나 감정의 작용을 다스리는 인간의 마음이다.
우리는 '정신이 나갔다.'는 말을 쓴다. 그건 몸 안에 정신이 있다는 뜻이다.
돌도끼에서 우주를 나는 위성을 만든 게 인간의 위대한 정신 작용이다.
인간의 정신은 철학, 과학, 사상, 예술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문화를 창달하고 도덕과 윤리를 찾아낸 것도 정신이다.정신이 썩은 것이 '악'이다.
그래서 같은 인간인데도 '짐승 같은 놈'이 있고 '짐승만도 못한 놈'이 있다.
그런가 하면 그 위대한 정신으로 모든 인류에 공헌한 놀라운 사람들도 있다.
우리 중에 '천재'가 있는 것이 그 증거다.
인간의 정신을 제도적으로 고양하는 것이 '교육'이다.
미래는 교육이 결정한다는 말은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의 우리 교육 현실이 두렵다.
몸이 음식을 필요로 하는 것과 똑같이 정신도 양식을 필요로 한다.
정신도 양식을 얻지 못하면 죽는다.
그 대표적인 현상이 '무지(無知)'이다.
무지가 무서운 것은 '본능'대로 살기 때문이다.
동물적 조건으로서의 본능을 어거하고 조절하는 것이 정신이다.
그래서 정신을 교육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정신의 양식은 책이다.
그 어떤 것도 책이 가지고 있는 높은 영양가를 대신하지 못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세상은 아는 것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만 살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지식'이라고 부른다.
통계적으로 한국인들의 지식이 미국에 비해 17분의 1, 일본에 비해 7분의 1
이라고 한다.
그 어떤 종류의 대합실이든 책을 읽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다.
2, 30대의 여성 독자들이 주 고객이며, 그들도 '가볍고 실리적인 책'만 찾는다.
그리고 아동 도서가 출판의 태반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니 진지한 책은 출판 자체가 안 되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몸이 영양 실조가 되듯 정신도 빈약해진다.
우리 사회의 온갖 혼란, 정치적 후진성, 천민 자본주의와 덜익은 이념 충돌은
모두가 정신이 빈약해서 생긴 변고들이다.
Spirit
심령, 영혼은 육체의 생사와 관계 없이 존재하는 비물질적 존재다.
실크 로드를 걸어서 주파한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이런 말을 했다.
"행복은 카메라로 찍을 수 없다."
우리들의 눈, 육안(肉眼)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가 존재한다는 체험적 얘기다.
그 세계를 인정하는 사람은 종교-신앙을 가지고,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은
무신론자가 된다.
몸과 정신은 비선택적이지만, 靈의 세계는 선택적이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세계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 유물사관(唯物史觀)이며,
거기에서 파생한 대표적인 이념이 사회주의-공산주의다.
사민주의(社民主義)는 살아 남았지만 사회주의-공산주의는 용도 폐기된지 오래이다. 이상은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그 방법은 서로 달라도 종교적인 것을 갈구하고 있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있듯이 세계의 종교 인구는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것이 필요하다는 증거다.
일찍이 예수는 영적인 인간을 '바람'에 비유했다.
아무리 견고하고 촘촘한 그물이라 해도 바람은 잡지 못한다.
영적 존재의 자유는 세속의 것으로는 제한하지 못한다.
감옥은 몸만 가둘 수 있을 뿐이다.
영적인 신앙의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맹신과 광신이다.
이슬람의 테러리즘이 한 가지 사례가 될 수 있다.
맹신과 광신은 고치는 약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건전한 신앙은 인간을 전혀 다른 고차원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것은 과학과 철학을 뛰어 넘는 다른 차원의 인간 세계이다.
body만 있고 mind가 없으면 축생(畜生)이다.
그 둘은 있는데 spirit이 없다면 3분의 2만의 인간이다.
spirit이 없는 인간은 없다. 스스로 알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하노하라 씨가 body, mind, spirit 의 건강을 얘기한 것은 ‘건강’ 의 균형이 중요
하기 때문이다.
튼튼한 몸에 죽은 정신이 있을 수도 있고, 영의 세계를 알지 못하는 암흑에서살 수도 있다.
인간 - 사람 - 사람됨을 형성하는 3가지 요소는 함께 건강해야 '건강한 인간'을
구현할 수 있다는 체험적 증언이다.
단지 육체적으로만 오래 산다는 것은 '저주'일 수도 있다.
삶의 의미와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끝까지 하나의 인격체로서 건전하게 사는 것은 body, mind, spirit 이 균형 있게
건강해 지는 일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우리 모두를 더 바쁘게, 치열하게, 경쟁적으로 살 수 밖에 없도록 몰아갈 것이다. 그만큼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나이 100세의 현역 의사가 하는 말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 해도 귀를 기울여
들을만한 얘기인 것은 사실이다. 그건 학문이 아니라 자기 체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해에는 진심으로 서로가 덕담을 나누자.
그리고 그 덕담들이 실현되기 위해 노력해 보자.
히노하라 씨는 70, 80이 되어도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일에 도전하여, 전문가가되라고 권한다.
그리고 자기는 지금도 '정열과 꿈'을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 모두에게 2010년은 어떤 해가 될 것인가?
그것은, 우리들 하기 나름이다.- 옮긴 글입니다 -
돌아오는 새해에는 서로가 덕담을 나누자.
시작이 좋으면 결과도 좋은 법이니....'남들의 띰띰한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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