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 박인환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기를 꽂고 산들 무얼 하나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몸매를 감은
한 마리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얼 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밤 내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단을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단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 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헤어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PS:예전에 많이들 흥얼거렸던 추억의 시 한편
포크송 듀엣 뜨아에무아(너와나-이필원,박인희) 그 박인희가 시 낭송으로 라디오에 흘러 나올 때
전국토적으로 유명세를 탓던 지금도 아련한 추억 속의 시 한편...얼굴,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센티메탈한 이 시대 청춘들이 박인환 시인의 또 다른 (목마와 숙녀)와 함께 그렇게 많은 술병들이
이골목 저골목에서 쓰러져 갔었지..고갈비골목, 파전골목, 마라톤골목....기억들 하는가?
또한 신귀복 작곡의 "얼굴"도 무척 많이 들 불렀지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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