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히 피는 봄
이민영李旻影
분홍이 머물다가 간 산마루에
님은 계신 줄 알았습니다
모락 모락
산 눈물이
새벽 길에 머뭅니다
돌아서면
길 모퉁이에 남아 있었을 꼬까비였는데
피어오른 꽃베루 마다
제 청혼은
받아 주신 것을 생각합니다
처자는 더욱 없고
바람 나 도망갔다는 준희이모 소식만 들려옵니다
어디 이 봄만 철 이겠습니까
철수 아재가 경운기를 팽개치고 뜀박질을 하자
무단히 피는 봄이라고
경운기는 통통소리에다
진달래를 피웁니다
*旻影 詩목록(060410-2006)에서
*[꼬까비]
진달래 철의 남도 산촌 처녀 총각들의 꽃나들이'를 일컫는 말
홀로 살다 죽은 처녀.총각.홀애비.과부등 돌볼 이 없는 무덤에
진달래를 바침으로써 이들을 위로한 習
꽃갚이'가 '꼬까삐'=꼬까비'가 된 것
*[꽃베루]
강원도 정선군 북면의 한 지명. '베루'는 '벼랑'의 강원 지역말로,
특히 밑에 물가가 있는 곳을 말한다. '꽃'은'곧'이 변한 말로
'가도가도 끝없다'는 강원도 사투리. 따라서 '꽃베루',
'곧벼루'는 '매우 긴 산굽잇길'"끝없이 펼쳐진 산 길을 뜻한다.
-아질아질 성마령 야속하다 관음베루/ 옥같은 정선읍내 십년간들 어이 가리
/아질아질 꽃베루 지루하다 성마령/ 지옥같은 이 정선을 누굴 따라
나 여기 왔나.(진용선--정선아라리<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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