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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나만의 얼빵한일상 2008. 10. 7. 00:11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것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에릭 시걸의 <러브스토리>에 나오는 말이다
    아마 사랑에 관한 정의 중 자주 인용되는 말일 것이다

     

    모 그룹 총수가 유서 세통 달랑 남겨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때
    대북사업 계속해 달라, 내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 달라는

    사뭇 사무적인 메세지와 "당신 윙크하는 버릇 고치시오"라는

    허탈한 농담 외에 남긴 가장 슬픈 메세지는 아들에게 남긴
    "너하고 사랑을 많이 나누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 라는 말이었다

    이 세상 모든 것을 다 소유한 것 같던 사람이 죽으면서
    가장 가슴 아파한 것은 결국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다는 회한이었다

     

    愛之, 慾基生 애지 욕기생....

    <논어>에 나오는 말로서 이는 즉,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살게끔 하는 것이다 " 라는
    아주 단순하지만 사랑의 모든 것을 품고 있는 말이다
    여기서 산다는 것은 물론 사람답게 평화와 행복을 누리는 삶을 의미한다
    생명을 지키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사랑하는 일은 남의 생명을 지켜주는 일이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내 생명을 지키는 일이 기본 조건이다.
    사는 게 힘들다고 왜 날 못살게 구느냐고

    그렇게 보란듯이 죽어 버리면
    생명을 지켜주지 못한 채 남아 있는 사람들이

    사랑할 몫도 조금씩 앗아가는 것이다....

     

    헨리 제임스의 <여인의 초상>에서 병약한 랠프는 이미 죽음을 예기하고 있지만 

    이지적이면서도 상상력이 넘치는 이자벨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고

    좀더 자유로운 삶을 살게 하기위해 자기가 상속받을 유산의 절반을 준다.

    그녀는 온갖 구혼을 마다하고 자유롭게 예술적 삶을 즐기는 오즈몬드와 결혼한다

    하지만 중매인과 돈을 노리고 꾸민 책략임을 알고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게 된다

    낭만적이고 이상적인 삶을 꿈꾸던 그녀는 결국 그러한 고통을 통하여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고 사랑을 줄 줄 아는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한다

    그러나 랠프는 자신이 나누어 준 유산으로 불행해진 데 대해 통한을 느낀다.

    랠프의 임종을 지키기 위해 온 그녀는 죽어 가는 그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고

    그를 위해 대신 죽을 수 있다고 흐느끼는 이자벨에게 랠프는 말한다.

     

    "이자벨 삶이 더 좋은거야. 왜냐하면 삶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죽음은 좋은 거지만 사랑이 없어. 고통은 결국 사라져. 그러나 사랑은 남지.
     그걸 모르고 왜 우리가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삶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있고. 그리고 너는 아직 젊어......."

     

               *        *        *        *        *    

     

    '너무나 많은 것이 있는' 삶,

    이런 사랑이 있는 삶을 쉽게 낭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무리 큰 고통이라 할지라도 고통은 결국 사라지지만 그러나
    사랑은 남는 것....


    "님이여! 진실로 삶이 훨씬 더 좋은거요. 왜냐하면 삶에는 사랑이 있기 때문에.
     

      

    내가 만약 누군가의 마음의 상처를

    막을 수 있다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내가 만약 한 생명의 고통을 덜어 주고

    기진맥진해서 떨어지는 울새 한 마리를

    다시 둥지에 올려놓을 수 있다면

    내 헛되이 사는 것 아니리.      

                       -에밀리 디킨즈- 

     

     

    장영희의 [문확의 숲을 거닐다]를 읽다가 요즘 안타까운 마음으로

    2008.10.9. 한글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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