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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부가 함께 보는 글
    띨띨한 세상살이 2012. 3. 12. 15:29

    부부가 함께 보는 글

    세상에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하던 사랑의 고백과
    열정 모두 식어가고

    일상의 반복되는 습관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해 보이는 다른 부부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옛사랑을 생각하면서
    관습에 충실한 여자가 현모양처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가
    능력 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해놓았는지

    서로 그 틀에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을 괴로워하면서
    그러나,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 귀찮고 번거롭고

    어느새 마음도 몸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하고



    아이들에게 누구하고 살 거냐고 물어보면
    열 번 모두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 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와 풍광 좋은 별장 갖고
    명함 내미는 친구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받은 돈 갚기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 내 팔자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감기라도 호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 사오는 사람은
    그래도 지겨운 아내.
    지겨운 남편인 걸...


    가난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저 사람의 배필 되게 해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 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한
    추억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 喪 같이 치르고
    무덤 속에서도 같이 눕자고 말하던
    날들이 있었기에..


    헤어짐을 꿈꾸지 않아도
    결국 죽음에 의해
    헤어질 수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그래도 나밖에 없노라고..
    그래도 너밖에 없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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