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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내린 산간지방(메기의 추억)
    이쁜 편지지2 2010. 8. 9. 11:02

           

           

           

           

          옛날엔 눈이 많았죠

          외할머니의 친척은 특히 눈이 많이 오는 산간지방에 살았다는데요

          겨우내내 눈이 어떻게나 많이 와서 쌓이는지

          이듬해 봄 눈이 녹아야 그 산간마을은 바깥 마을 출입이 가능했답니다.

          그러니 겨우내내 집속에 갖혀살아야 했져.

           

           

          할머니가 젊은시절 그 산간마을의 친척댁에서 겨울을 지나게 될일이 생겼는데.....

          겨울을 준비한다면서 친척은

          집 뒷산에 있는 소나무에 빨랫줄 한끝을 매고는

          그 기다란 줄 다른 한쪽 끝을 산아래에 있는 집의 봉창을 뚫고 방안으로 던져 두더랍니다.

          도대체 어떻게 빨래를 말리길래????

           

          이윽고 겨울이 깊어지자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데

          내리고 또 내려 끝없이 눈이 쌓이는데.

          그때마다 봉창을 통하여 산위 소나무에 메어진 기다란 빨랫줄을

          자꾸 흔들고 돌리더랍니다. 꼭 어린이들이 줄넘기 하면서 줄을 돌리듯이

           

           

          눈은 쌓이고 빨랫줄은 자꾸 돌리고.....

          그러니까 겹겹이 눈이 쌓여 산과 마을이 눈속에 파묻힌 곳에  

          뒷산의 소나무와 봉창사이로 조고만 구멍이 생기더랍니다.

          빨랫줄을 자꾸 돌리니까....

           

          당연히 방안의 따뜻한 공기가 눈속의 그 빨랫줄 구멍을 통하여

          산속으로 솔솔 올라가겠지요.

          겨울이 깊어져 가니까 그 눈구멍을 통하여 아주 재미있는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그 빨랫줄 구멍을 통하여 토끼들이 폴짝폴짝 방으로 뛰어 들어오기 시작하더랍니다.....ㅋㅋ

          먹이도 부족하고 추워서 겨울을 넘기려고 고군분투하는 산토끼들이

          따뜻한 인가의 훈기를 맡고

          어디 뒷간에 쌓아둔 콩잎이나 찾아 먹을려고 뛰어든거겠죠..

           

          따라서

          산간의 친척들과 외할머니는

          겨우내내 장작불피운 따뜻한 방속에서

          토끼불고기를 진나게 포식하면서 겨울을 지났다네요........ㅎㅎㅎ

           

           

           

           

           

           

           

          추신:

          뭐 말도안되는 소리라구요?

          외할머니가 거짓으로 지어내진 않았을 거구

          하도 오랜기억이라 제가 제대로 기억을 살려내기 못해서 그렇게 생각될 겁니다.

           

          지구 온난화 과정에서 태평양 바닷물 온도가 높은 바람에 국부적으로 우리나라를 위시한

          북반구엔 20년간 유래없는 한파가 닥칠거라네요.

          어쩜 진짜 눈속에 갖혀 생활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지도

          눈이 없는 대구에서 눈이 보고파서 눈이야가 하나 꺼내어 봤습니다.

           

          추위에 건강 잘 챙기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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