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의 띰띰한일상

Animus 와 Anima 성격

여성국장 2006. 12. 23. 19:14

여자 나이 40대쯤 되면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몇가지 현상들이 있다고 한다.

심리학에서 보면
Animus 와 Anima 성격이라는 것이 그것.

남자는 나이 들면서 Anima 요소가 강해져서
밖으로 나가기보다는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주방에도 자주 들어가고
잔소리도 많아지며 지저분한 것을 못 참고
집안 구석구석 잡다한 곳에 흥미(?)를 느끼게 된단다.

그 반면,
여자는 나이 들면서
Animus 요소가 강해져 목소리가 커지고 ( 내 얘기네 --; )
설거지나 청소도 대충대충 몰아서 해버리고( 딱, 지금의 나네 ^^; )
자꾸 밖으로 나가려 든다는 것이다. ( 나가기 싫은데 자꾸 유혹이 --; )
낯뜨거운 야한 이야기도 여자들은
모여서 자연스럽게 떠들어 댈 수 있다는 것인데..( 도사네. 또 맞잖아 --;) 

나 또한 삼십대 때는
야한 소리라도 들을라치면 부끄러움에
얼굴부터 돌려버리기 바빴는데.. ( 지금은? --- 잼난다 ^^; )

가만 생각해보면
그 옛날 내친정도 마찬가지 였던것 같다.

울엄마는 자신의 일을 가지고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셨던 분이셨다.
집안에서 살림만 하시는 다른 집 엄마들과는 달리
지금 생각해도 똑똑한 여장부 스타일.

술을 못하시던 우리 아버지.
퇴근해 돌아오시면 이방저방
딸들 방을 돌아다니시며
딸들이 흘린 머리카락,
쓰레기통에 주워 담으시던 모습을 자주 보았던것 같다.
카페트 위에 엉덩이 빼고 잔소리 진탕 하시며
머리칼을 줍던 아버지.
그때마다 나오던 아버지의 잔소리는
언제나 똑같은 레파토리.


따박따박 퇴근시간 땡 하면 들어오는 우리 아저씨.
밥만 묵고 오지말고 2차 3차 술도 좀 마시고
늦게오는 날도 있으면 좋으련만
날이 갈수록 회식은 1차로 끝난다.
나같으면 1차로 끝나는거 썹썹할 것 같구만 
썹한거 하나도 없단다.
집구신이 붙었단다. --;

조금전에도 컴앞에 앉아 열심히 끄적이고 있다,
정신차리고(?) 보이지 않는 서방님을 찾아보니
걸레 한 조각 들고는 궁둥이 뒤로 빼고
마루바닥에 묻은 묵은 때를 벗겨내고 있었다.
흔들거리는 궁뎅이 뒤에 대고 멋적어 내 입에서 나온 말은,
.. 요즘 허리가 너무 아프네,
.. 하는 입에 발린 궁색한 변명이었다. --;


예전에 비해 조신함과 부지런함은 사라지고
목소리는 날이 갈수록 커져가며
성격조차 씩씩하게 남성화 되어가는 나에게
놀랄 때가 많이 생기는 요즈음이다.

좀 더 여성스럽고 고상하고 싶은 내맘과는 달리
그렇게 사납고(?) 게으르게 늙어가는
나자신이 한심하여
미안스런 한숨이 나온다.

지금의 모습이 이대로 날로날로 발전(?)한다면
앞으로 이십 년 후의 내모습을 상상하는건
너무나 끔찍하다.

부드러움과 상냥함은 멀리멀리 이사가고
뵈기싫은 심술보가 더덕더덕 붙은 늙은 할멈..

 

아이고, 미치미치~

 

드뎌,
우리 집에도
염려하던 Animus 와 Anima의 시대가 도달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