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얼빵한일상

오래간마흔입니다....ㅎㅎ

여성국장 2008. 2. 6. 00:34

    

 

     나는요 39살 마지막날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어요... 내겐 마흔이 안 올 줄 알았었나봐요...

     근데 이제 코앞에 오십이....이젠 울진 않을거예요....

 

     저도 그랬어요...다들 그렇겠지만 죽어도 마흔이 되기 싫었어요. 밀어내 봐야 세월이란게 밀려 나가나요

     마흔이 되는게 내가 마흔이 된다는게 너무 서러워서 하염없이 울었답니다....

 

     여자 나이 마흔이 되면 다 된기라...생각 했더랬습니다....

     이제 더 깊은 맘으로 더 배려하는 맘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답니다....

 

     속내를 들어내는 그녀들의 수다를 보면서 울 집에도 물어 보았죠....당신은 어땠는데?

    마흔, 또 다른 세상....
    오래간 만입니다~~....아~ 예~~
    올해갓 마흔입니다~~..예?~ 헐~~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한 40이란 나이가 아무래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막연히 생각하신 적이....
    한 남자를 사랑하고 결혼하여 출산을 경험하고,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가꾸는 여자로서 가장 성숙하고 아름다운 나이 [마흔]을... 부모님의 그늘에서 그저 공부만 하던 10대와, 몸은 어른이면서도 마음은 성숙했던 20대, 내 것을 이뤄 보겠다고 애쓰던 30대를 지나 진정으로 성숙한 성인이 되어야하는 40대를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냥 맞이하고 만 것을 나도 모르게 다가온 마흔이란 나이가 어느 순간 두렵게 느껴지고 마치 아름다운 시절을 모두 빼앗긴 것 같은 억울함까지 들기 시작하면서 어디 훌쩍 떠나고 싶어지기도 하는, 지금까지 무얼 했나... 자책하며 그저 인생이 허탈해지고 슬퍼졌을까... 바다를 보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저녁밥은 어떡하지?" 하면서 그냥 떠날 수 없는 현실이 서글펐을지도 "드라마에 나오는 귀부인처럼 나도 멋진 옷 맘 놓고 사고 싶은데...이게 뭐지?" 하다가도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스스로를 위로도 하면서 사춘기 딸아이와의 사소한 말다툼에서도 상처 주는 말을 던지고는 스스로를 못 견디고 이따금 나를 찾아와 하소연 하는 친구들을 그저 힘내라는 눈빛만 보내야 했던 무력함은... 때론 맛있는거 먹으라며 호들갑을 떨고 경치 좋은 찻집에서 차 한 잔을 나누며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운거라고 떠들어대기도 했지만 그래도 허전한건 정말 인생은 아름답다는 확신이 본인에게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세월을 이겨내면서 친구나 가족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우연잖게 만난 같은 심정의 중년들 모임에서
    암튼 이런저런 모임 서로서로 함께 부대끼고 느껴오면서 다른 때 같으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던 상황조차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관대함도 생기고 차츰 내면을 바라보는 여유를 갖게 되었을까 누구나 마흔의 나이에는 너나 할 것없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고 인생의 중간점검 단계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라는 것을... 이왕지사 [마흔]을 맘껏 누리기로 마음먹는다면 어느듯 그 혼란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보이지 않을까.... 늘 보던 광경들이 어느날 문득 꿈에서는 다른 세상을 보는 듯
    신기해 했던 그때의 감동들이 여전히 그대들의 마음에 남아서 앞으로의 인생을 밝혀주는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무자년 작은 설에 국장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