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마흔입니다....ㅎㅎ
나는요 39살 마지막날 눈이 퉁퉁 붓도록 울었어요... 내겐 마흔이 안 올 줄 알았었나봐요...
근데 이제 코앞에 오십이....이젠 울진 않을거예요....
저도 그랬어요...다들 그렇겠지만 죽어도 마흔이 되기 싫었어요. 밀어내 봐야 세월이란게 밀려 나가나요
마흔이 되는게 내가 마흔이 된다는게 너무 서러워서 하염없이 울었답니다....
여자 나이 마흔이 되면 다 된기라...생각 했더랬습니다....
이제 더 깊은 맘으로 더 배려하는 맘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답니다....
속내를 들어내는 그녀들의 수다를 보면서 울 집에도 물어 보았죠....당신은 어땠는데?
마흔, 또 다른 세상....
오래간 만입니다~~....아~ 예~~
올해갓 마흔입니다~~..예?~ 헐~~
아무런 준비 없이 맞이한 40이란 나이가 아무래도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막연히 생각하신 적이....
한 남자를 사랑하고 결혼하여 출산을 경험하고,
아이를 키우며 가정을 가꾸는 여자로서
가장 성숙하고 아름다운 나이 [마흔]을...
부모님의 그늘에서 그저 공부만 하던 10대와,
몸은 어른이면서도 마음은 성숙했던 20대,
내 것을 이뤄 보겠다고 애쓰던 30대를 지나
진정으로 성숙한 성인이 되어야하는 40대를
세월의 흐름 속에서 그냥 맞이하고 만 것을
나도 모르게 다가온 마흔이란 나이가
어느 순간 두렵게 느껴지고
마치 아름다운 시절을 모두 빼앗긴 것 같은
억울함까지 들기 시작하면서
어디 훌쩍 떠나고 싶어지기도 하는,
지금까지 무얼 했나... 자책하며
그저 인생이 허탈해지고 슬퍼졌을까...
바다를 보고 싶어도 "아이 때문에..."
"저녁밥은 어떡하지?" 하면서
그냥 떠날 수 없는 현실이 서글펐을지도
"드라마에 나오는 귀부인처럼 나도 멋진 옷
맘 놓고 사고 싶은데...이게 뭐지?" 하다가도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스스로를 위로도 하면서
사춘기 딸아이와의 사소한 말다툼에서도
상처 주는 말을 던지고는 스스로를 못 견디고
이따금 나를 찾아와 하소연 하는 친구들을
그저 힘내라는 눈빛만 보내야 했던 무력함은...
때론 맛있는거 먹으라며 호들갑을 떨고
경치 좋은 찻집에서 차 한 잔을 나누며 그래도
인생은 아름다운거라고 떠들어대기도 했지만
그래도 허전한건 정말 인생은 아름답다는 확신이
본인에게도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을까....
세월을 이겨내면서 친구나 가족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우연잖게 만난 같은 심정의 중년들 모임에서
암튼 이런저런 모임 서로서로 함께 부대끼고 느껴오면서
다른 때 같으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던 상황조차
"그럴 수도 있겠구나..."하는 관대함도 생기고
차츰 내면을 바라보는 여유를 갖게 되었을까
누구나 마흔의 나이에는 너나 할 것없이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얻으면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고
인생의 중간점검 단계에서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라는 것을...
이왕지사 [마흔]을 맘껏 누리기로 마음먹는다면 어느듯
그 혼란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도 보이지 않을까....
늘 보던 광경들이 어느날 문득 꿈에서는 다른 세상을 보는 듯
신기해 했던 그때의 감동들이 여전히 그대들의 마음에 남아서
앞으로의 인생을 밝혀주는 큰 힘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무자년 작은 설에 국장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