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사랑방

가을을 노래함 / 장병찬

여성국장 2007. 9. 19. 11:08

 

가을
가을이다.
가을은 외롭다.
가을은 고독하다.
가을 이슬도 혼자다.
가을구름도 홀로 흐른다.
가을안개도 혼자서 피어난다.
가을꽃은 혼자서 피고 혼자서 진다.
가을밤도 가을 하늘도 모두 혼자서 운다.
가을은 눈 내리는 겨울의 새하얀 고독도 안다.
가을은 나무이파리 무성한 여름 낮의 고독도 안다.
가을은 진달래꽃 사뿐히 밟고 가시는 봄의 슬픔도 안다.
가을은 이 세상의 모든 색깔들을 슬픔의 단풍으로 물들인다.
가을은 그래서 고독을 이야기 하고, 고독을 즐기고 슬픔을 즐긴다.
 
2007년 9월 19일 아침 편지입니다.

가을 고독 풀잎 이슬에 영롱히 맺히게 하소서...
가을 고독 억새꽃 머리에 이고 가게 하여 주소서...
가을 고독 가을 바람에 모두 모두 띄워 보내게 하소서...
그리고 나서 텅빈 가을의 순수한 눈물을 마시게 하소서...

 - 하얀불꽃 장병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