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산행후기♧
암튼 결심하여 연초부터 금연을 시작하면서
예전에 운동하다 허리 다친게 원인으로
오랜기간 누적되어 세월가니 다리까지 찌리찌리 시원잖아
주일마다 가는 소속 단체에 1년간 휴가를 선언하고
몸 만들기를 작정하고 따라나선 카페산행방입니다
예전에 짬짬히 일요일 산행에는 참석 못하면서
2차 모임에만 나타난 이유라 하겠습니다
병원가면 당장 수술하라고 할지도 모릅니다만
용케, 산행 중에는 허리가 아프지 않으니 희한한 일이지요
자신의 건강도 챙기고 카페의 묵은 회원으로서
미약하나마 산행방에 힘도 되어주고 분위기도 업 시키면서
기쁨은 나눌수록 배가 된다하니 어찌 이를 주저하리이까
어제는 집에 제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도 맏상주가
그기다가 道경계선을 넘어 저 먼데까정 산행을 갔으니
어지간 하지않수....집에 약점 잡힐 행동만 하고 있는거지만
긍께, 제가 산행을 못 갈땐 뭔 특별한 사정이 있는거요....ㅎㅎ
카페산행 표지를 달고 관광버스가 사상에서 주례,서면을 거쳐
약속시간 20분을 넘겼지만 동래를 출발하여 (33명이라고?)
개인소개를 끝내자 청도 휴게소에서 능금님,강스님을 태우고
드디어 팔공산 어귀에 이르러 산행방 대구지역본부장(命하노라)
지금님과 뜨거운 재회를 나누고 (당신 복장 폼 났어...ㅎㅎ)
등산 초입에 모스님 닮은 여인과 듬직한 조카도 동행했네여...
하늘이 파랗다.....방금까지 부산에는 우산이 필요했는데
답답하던 머리가 갑자기 맑아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유달시리 몸도 가벼웠다...웡카 이쁜님들이 마이와서 그런 것 같오
워낙 명산이니께 들머리 초입에서부터
산행길은 신작로처럼 길이 펑 뚫려있었죠?
불볕 더위에 지쳐있는 녹잎을 보며
도심의 뜨거움과 바쁨 속을 잠시 벗어나
이 여름에 떨구어내는 숲의 섭리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정상 동봉(1167m ?)을 향한 가파른 나무계단
막바지 급한 경사 길을 조금 치고 올라가자
금세 숨을 헐떡이며 죽을 상이 되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다
아! 정상....바람이 불었다.
입에서는 단내가 폴폴 풍겨 나온다.
정상에서 천연히 바라보는 그 물안개의 장엄한 광경은
어찌 나만 속세를 벗어난 도인이었겠습니까?
자연의 순리에 순응할 줄 아는 과실이야 말로
달콤함의 참맛을 내듯이
우리네 힘겨운 인생도 감내하고 나면
좋은 날이 분명히 있을꺼로 생각합니다....神이 있다면
드뎌 말해 무삼하리요....즐거운 식사시간....
여기서 솔향기나는매실주, 가오리찜,상추,도토리묵을
싸가지고 오신 분 특별히 감사드리고예...잘 묵어심데이
글고 담에는 배낭챙길 때 꼭 생탁 빠졌는지 확인바람...ㅎㅎ
그래도 386님들이 좀 챙기야 안 되겠는교?
(그야 당연, 술값은 내가 드리야지)
하산 준비 출발~~~
앞서거니 뒤서며 인적이 드문 호젓한 길을 둘이서 걸어가는 기분
아! 마음설레며 공원 산책길 데이트하던 옛생각 절로 나더만....
걷는 길 주위가 너무 조용하여 평소 도시소음에 묻혀 들을 수 없었던
소리까지 귀에 속속 들려와 이런 조용함 또한 산행의 묘미아닐까
글고 하산 길에 들렀던 천근만근 발걸음 상관없이 오르막에 자리잡은
진불암 해우소앞 나래비와...바가지 등물(?)...잊지 못할 약수물 맛
그리고 인생의 무거운 짐이 있다면 살포시 내려놓고 왔으면 했구요
암튼 발걸음 재촉하여 산꼭대기에서 정신없이 내려왔을 물줄기가
우리의 알탕을 위하여 공주탕,왕자탕이 산 중턱 쯤에 주저앉아,
기럭지 짧은 폭포라도 알몸으로 앉으니 그냥 호박도사가 되었다
기억에 6명 빼고는 몽땅 자의든 타의든 기여히 팔공산 계곡물에
수청드는 춘향이가 되고 인당수 깊은 물의 심청이가 되었다...ㅎㅎ
정말 맘에 속 드는 산행이었습니다.
시간이 나면 다시 한번 오르고 싶고 찾아 가고픈 계곡이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이 조용한 곳을 깨지 않기를 바라며...
언제나 함께하는 회원들이 많으면 더욱 즐거운 산행이 되겠지요
시간이 허락하는 한 님들과 늘 함께 하고픈 국장올시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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