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얼빵한일상

학교1...그땐 그랬지

여성국장 2007. 3. 31. 16:47

    그땐 그랬다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 양뺨에 스치는 기운이 예사롭지 않은데 상학종이 울려 퍼지고 울타리 너머 햇살이 찾아들 때 월요병 같은 전체 조례시간 운동장 한쪽 모판처럼 길게 늘어선 학동들 이윽고 백발이 성성하신 교장선생님 훈시는 오늘은 뭔 좋은 말씀을 들려 주실까나 한겹 양말에 의지한 깜장 고무신 속 발가락은 얼어 가는데 그저 꼼지락 꼼지락 마냥 동동거리기를 포기하고 훌쩍이는 코 잔등을 소매로 훑어내리면 똘망똘망 눈망울은 이슬처럼 영롱하다 어느덧 갑갑증 몸부림으로 허리는 쓰러져 가고 입김 도나스 허공에 날리며 껴안듯 겨드랑이에 두손 비비고는 이제나 저제나 끝이 날까 하늘 멀리 단상만 쳐다 본다 우리들은 내내 하마나 하마나 끝으로.... 마지막으로.... 할배선상님 그 말씀 언제 나오실까 아쉽고도 애틋하게 손꼽으며 기다렸다 예예 예예 사회의 큰 일꾼이 되겠습니다 나라의 큰 기둥이 되겠습니다 저마다 속으로는 이렇게 되뇌이며 이제 제발 그만 하시지예 어써요~~....ㅎㅎ 마음은 벌써 먼 여행지로 달려가 다시 가고픈 꽃동산에 머물고 따뜻한 교실 뒤편 창가로 옹기종기 함께 어울려 저마다 맛있는 가족 나들이 어제 일을 자랑할꺼야 드디어 올림픽행진곡을 뒤로하며 나는야 또 다시 요리조리 먼지나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무턱대고 사정없이 한달음에 달려 와서는 창문틀너머로 고개를 내저으며 터질 것 같은 숨을 한꺼번에 다 토해내고야 만다
    힛~ 일등이구나! 2006.11.30. 마지막날에 ps: 하마나 -- 이제나저제나의 경북지방 방언.... 그 날이 마지막이고 또한 마지막 달만 남았고 해필 그때 요 말이 생각많이 나서 적었구마는....ㅎㅎ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말....끝으로....마지막으로....ㅎㅎ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옛날의 아름다운 추억을 잊지않고 자주 회상하여 가슴 속에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이 있는 사람은 결코 실망하지 않고 어떤 난관 속에서도 강한 인내력을 발휘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