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보다 라면
조선일보 2014.9.20~21 WEEKEND에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라면 소비량이 또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인당 평균 74.1개를 먹었다고 세계라면협회가 최근 발표했다. 2위 인도네시아(60.3개), 3위 베트남(57.3개)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농심 신라면과 오뚜기 진라면이 끌어가는 국내 라면 시장은 올해 초 2조원대를 돌파했다.....
국내 라면의 시조는 1963년 9월 15일 나온 삼양식품의 치킨라면. 10원이었다. 그해 도시근로자 월평균소득이 5999원이었으니, 결코 싼 음식이 아니었다. 1965년 9월 농심의 전신(前身)인 롯데공업주식회사가 롯데라면을 내놓았다. 1975년 '형님 먼저 아우 먼저'로 유명한 농심 라면이 히트하자, 아예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 1985년 삼양을 누르고 업계 1위에 등극한 후 30년째 아성을 지키고 있다. 업계 지형도는 지난해 재편됐다. 1988년 진라면으로 뛰어든 오뚜기가 25년 만에 삼양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라면은 민주주의다. 그 앞에서는 남녀노소, 빈부가 없다.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기에 늘 평균을 의식해야 한다. 시대의 유행을 반영하되, 너무 앞서가도 안 된다. 과거 실패한 라면들을 보면 지나치게 미래지향적인(?) 경우가 많았다.......
올해 2분기 기준 농심의 라면 시장 점유율은 60%, 오뚜기의 점유율은 15.7%다. 숫자만 보면 라이벌이라 하기 어렵다. 그러나 농심은 전년 동기 대비 3.7%포인트 줄었고, 오뚜기는 2.2%포인트 늘었다. 삼양라면이 3위가 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미래의 '냉수라면'을 누가 먼저 내놓을지, 온 국민의 관전은 이미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