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사랑방

추야몽 / 한용운

여성국장 2011. 3. 1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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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야      몽

  

 

               글 / 만해 한 용운 스님

 

 

가을밤 빗소리에 놀라 깨니 꿈이로다.

 

     오셨던 님 간 곳 없고 등잔불만 가물가물 

 

      그 꿈을 또 꾸라한들 잠 못 이루어 하노라.

 

 

 야속다 그 빗소리 공연히 꿈 깨 놓고서

 

  님의 손길 어디가고 이불귀만 잡았는가.

 

베개 위의 눈물자욱 씻어 무삼하리요.

  

 

꿈이면 깨지 말자 백 번이나 벼렀건만

 

    꿈 깨고서 님 보내니 허망할 손 맹서로다.

 

      이후는 꿈 깰지라도 잡은 손은 아니 놓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