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사랑방

그대는 좋은 점을 참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여성국장 2011. 2. 1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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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좋은 점을 
참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장점을 사랑하세요. 
아직도 당신이 베풀 수 있는 것은 많습니다. 
그대가 능력이 부족해서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거기 있는 것입니다. 
언젠가 그 일이 당신의 생애에 자부심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그대 거기 있다고 
자기 스스로를 하찮게 생각하지 마세요.
개울물은 거기 있음으로 해서 
강물의 핏줄이 됩니다. 
그대도 거기 있음으로 해서 
바다같이 크고 웅장한 것의 실핏줄을 
이루고 빈틈없는 그물코가 됩니다. 
그대가 하는 일이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지 못해서, 
해도 그만이고 안 해도 
표시가 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물코는 한 곳만 끊겨 나가도 
그리로 모든 것이 빠져 달아납니다. 
그대가 거기 있음으로 해서 
크고 완전한 것이 존재하는 겁니다...
....
그대 거기 있다고 외로워하지 마세요.
살아 있는 것들 중에 
외롭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들판의 미루나무는 늘 들판 한 가운데서 외롭고 
산비탈의 백양나무는 산비탈에서 외롭습니다. 
노루는 노루대로 제 동굴에서 외롭게 
밤을 지새고 다람쥐는 다람쥐대로 
외롭게 잠을 청합니다. 
여럿이 어울려 흔들리는 풀들도 
다 저 혼자씩은 외롭습니다. 
제 목숨과 함께 쓸쓸합니다. 
모두들 혼자 이 세상에 나와 
혼자 먼길을 갑니다. 
가장 힘들고 가장 어려울 때도 
혼자 저 스스로를 다독이고 혼자 결정합니다.
그래서 늘 자기와 음을 나눌 수 있는 
외로운 이들을 찾아 나섭니다. 
나만 외로운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그렇게 외롭습니다.
지금 그대 곁에 있는 사람도 
그대만큼 외롭습니다. 
그대가 거기 있어서 외로운 게 아니라 
근본적으로 우리 모두는 
외로운 존재인 것입니다.
도종환님 산문집 中에서....
Innige Verbundenheit / Ralf Eugen Barten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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