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얼빵한일상

가지 않은 길

여성국장 2009. 4. 14. 18:53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R.프로스트     -가지 않는 길-

 

살면서 늘
가지 않았던 또 다른길에 연연해 하며
그 길을 선택했을 지금의 '내 모습'을 떠 올려보곤 합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늘 한 길만 정해져 있다면
노력도, 열정도, 희망도 없는
무미건조한 삶이겠지요.

이렇게 가지 않았던 또 다른길에 미련을 두면서도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느낀다면
누구나 절반은 성공한 삶이라 생각됩니다만.


학창시절 어디선가 낯이 익은 이 詩를
요즈음 접하고 중년의 이 나이에도
가슴에 남아 가끔 입속에서 낮게 중얼거리게 됩니다.
낙엽도 지고 스잔한 날씨에, 달력마저 달랑 한 장 남은
세월의 길 모퉁이에 서서
오늘 이즈음...
또 하나의 가지 않았던 미지의 길에 대해
아름다운 상념에 잠깁니다.

예전에 TV오락프로에 인기 개그맨(이휘재..군대가기전..ㅎㅎ)
두가지 길을 각각 선택했을 때의를 그 후 상황을
체험으로 보여주는 오락프로가 있었지만

그러나 과거를 후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과거를 후회한다면 지금의 저가 없는거나 마찬가지니까
돈과 명예는 더더욱 아닙니다

하여 후회하는 그 순간 당연히
지금 나의 가족들, 친구들, 소중한 인연들....
(뜨락도 그 중에 하나 아니겠습니까)
이 모든게 과거로 되돌려 놓아 질테니까요
그건, 정말 싫기 때문입니다

한 날 뜬금없이 마누라가
이세상 삶의 목적이, 
통속적이지만
모두들
돈과 사랑을 위하여
돈과 사랑때문에 살아가고 있다고
얘기를 하더라구요....
그기 아니긴 아니데 뭔가 반론을 펼려다
그런나 하고 넘겨 버렸습니다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나이에
누구나 자신이 선택한 길을 되돌아보면
그 길이 가치가 있었던지 없었던지
살아온 운명에 대하여 후회하고 있다기보다는
오히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면서
다만 그럴 수 밖에 없었음을 깨닫고 있다고 보아야 하겠죠.

지금 그 선택을 돌이킬 생각을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 그와 같은 한숨을 쉬고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랍니다

위의 시인이야
미개척 분야로 평이하고 평탄한 길을 선택한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그의 자부심이 담겨 있지만
저 같은 범인이야 어찌 여기에 견주겠습니까

하다보니 말이 길었습니다만
항상 행복한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